조심 또 조심
조심, 조심, 또 조심,
입을 굳게 다물고
숨을 내 쉴 때도 조용히 해야한다
시선은 가능하면 아래로 내리고
쥐 죽은 듯 꼼짝하지 말아야 하며
어린 시절
흑으로 뒤범벅된 옷으로 들어와
눈치보며 슬며시 방으로 들어서는 마음으로
아무 말도, 생각도 하지 않는 것처럼
한 시간 반을 그렇게 지내야 한다.
피곤한 이들이 기분 상하지 않게
예쁜 여인들이 피하지 않게
열심히 지탱하며 산 하루가
끝내 망가지지 않게
꿋꿋하게 버텨야 한다.
열심히 보낸 하루를 마감하며
팔보채에 소주 한 병 마신 이유로
조심, 조심, 또 조심....................
마늘냄새, 술냄새, 짬뽕이 된 냄새
새어 나가지 않게
조심, 조심, 또 조심....................
2004.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