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봄
옆구리를 돌아
등뒤로
등에서 배를 향하여
멀리서 점점 다가오는 헬기 소리가
서라운드 스피커로 휘 돌아 치듯이
통증이 허리를 감싸돈다
벗꽃이 진다던데
개나리가 활짝 피었던데
나무가지에 새잎이 돋아
산들이 파릇해 진다던데
이런 저런 봄 향취는
나를 안고 잠으로 빠져들었다
배를 감싸고
허리를 감싸고
가슴을 쥐어 뜯으며 봄을 맞는다
서럽고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면, 봄이면
나른한 오수를 즐겨보려던 내 육신이
고통으로 누렇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난 지금 허리를 감싸안고
난 지금 봄을 감싸안고
난 지금 무겁게 내려앉는 눈껍풀 감싸안고
일그러진 봄을 감싸안고
봄을 즐기고있다....
2005.4.15 (대상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