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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무덤 DNA검사 결과 막달레나와 부부" TV다큐 방영, 진위논란 증폭
[중앙일보 서정민] "예수의 무덤이 발견됐다" 라는 주장을 담은 TV 다큐멘터리가 26일 공개발표 되면서 전세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월드 디스커버리 채널, 영국의 채널4, 캐나다의 비전, 이스라엘의 채널 8 등 전세계 주요방송은 3월4일(한국시간)부터 이 다큐멘터리를 일제히 방영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 '예수의 매장 동굴(The Burial Cave of Jesus)'은 영화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이스라엘 태생의 캐나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심차 야코보비치가 3년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세계적인 고고학, 통계학, 고대문자, DNA 전문가들의 수년간 걸친 연구에 근거한 것"이라고 제작자들은 밝혔다.
다큐멘터리 방영 직전 26일 뉴욕 도서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북새통이었다. 300여명의 취재진이 모인 자리에서 캐머런 감독은 "동굴 무덤이 예수의 가족의 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유골함 내 사체의 DNA 검사 결과 예수와 막달레나 간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와 이들이 부부 사이일 확률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큐멘터리의 소재는 1980년 예루살렘의 탈피요트 지역에서 발견된 동굴 무덤이다. 2000년 된 이 동굴 안에는 10개의 관이 있었다. 이 중 6개에는 "요셉의 아들 예수," "마리아," "예수의 아들 유다" 등의 비문이 새겨져 있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고고학자들은 '마리아'가 막달라 마리아를 가리키고, '예수의 아들 유다'라는 문구는 예수가 아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의 무덤을 발견해 연구해 온 이스라엘의 고고학자들은 다큐멘터리의 내용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모스 클로너 교수는 "무덤에서 발견된 이름들은 예수 가족의 이름과 비슷하지만 예수의 관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교수는 또 "이러한 이름들은 기원전과 기원후 1세기 무렵 당시 유대인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이들 이름이 흔한 것들이라도 온 가족의 이름이 이처럼 정확히 일치할 확률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700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의 주장 맞다면 예수는 부활 후 승천한 것이 아니며 막달레나와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는 게 된다. 기독교 교리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주장이다. 앞으로 이 다큐멘터리를 놓고 전세계 기독교 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 이에 맞서는 역사학자와 세속주의자들의 주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관들을 보관 중인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역사적인 탐구를 지지한다는 입장에서 기자회견장에 관 2개를 보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2천 년 전에 실재했던 예수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게 됐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발견된 10개의 관에 쓰인 이름과 유골의 DNA 분석을 통해 이들이 한 가족임을 밝혀냅니다."
문제는 기존의 믿음과 달리 예수가 마리아 막달레나와 결혼해 유다라는 아들을 낳았고 부활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입니다.
하지만 신학자들은 관에 쓰인 이름은 당시 너무도 흔한 것이었다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조 지아스, 성서인류학자]
"당시 여성의 48%가 매리엄,마리아,슐롬치안이라는 이름을 썼습니다.요셉이나 예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예수의 식구들은 가족묘를 꾸밀 만큼 부자도 아니었을 것이며 설사 만들었다고 해도 예루살렘이 아닌 나사렛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정적으로 예수의 관이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스티븐 판, 성서학자]
"'예수'라는 이름 보다는 '하눈'처럼 보입니다. 예수의 관이 아니라는 거죠."
캐머런 감독은 기독교 교리를 훼손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지만 성서와 상충되는 부분이 적지 않아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신웅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