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1
이곳은 그리 오래지 않아
골목어귀 떨어진 목련꽃 잎처럼
석양을 맞으리
떠나고 또 떠나도
보내고 또 보내도,
흔들거리는 가로등의 이유를
애써 말하지 않아도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서 그 의미가 있음이지
흔들거리는 가로등이 의미 있음이 아니련만
어떤 이는 애써 그 의미를 말하려한다
바람이 가는가 했더니
바람이 오고
바람이라고 하는 바람은 미동을 멈추고도
바람이길 바라다
어느새 뒤따른 바람에 덜미를 잡혀
구석을 맴돌며 무어라 중얼거리나........
갈잎은 말없이 석양을 피해
어둠으로 머리를 돌리고
창문을 치는 바람이
가슴을 부른다.
2004. 봄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