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
검은색 바지에 엷은 옥색 티를 입은
왼쪽 첫번째 여자 앞의 남자는 마른체격에 머리가 벗겨진
사나이였다
그리고
남색 바지에 보라색 티를 입은
두번째 여자 앞의 남자는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고
진한 청바지에 하늘색 남방을 입은 중년의
세번째 여자 앞의 남자는 나였고
엷은색 청바지에 남색 티를 입고 잠시 눈을 감고 있는
네번째 여자 앞의 남자는 무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
평범한 외모의 중년 남자
그렇게
네 쌍이 마주보며 아무 말도 없이
발밑으로 눈길을 준채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고
15분이 지나는 동안 그저 물끄러미 상대방을
힐끗 바라보며 그렇게 탐색을 하고
말없이 하나, 둘씩 일어서기 시작했다
묻지마 맞선(?)
(퇴근길 전철안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