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

2007. 9. 5. 23:31

 

구설



떠돌아 다니다가

겨울로 들어서는 길에서

그 말(言)을 만났다


아무렇게나 벌린 갈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생각하여 봐도

기가 막힌 말들


그 말에 울화를 치밀었던

나의 편들이 고마울 뿐이다


살다보면

살다보면


그런저런 얘기들이

허공을 마구 싸돌아 다니던데


가다보면

가다보면


많고 많은 얘기들이

골목을 돌아돌아 다니던데


하필이면


겨울로 들어선 길목에서

옷섶으로 스며든 바람보다 매섭게 다가왔는지


술을 마신 내 편의 입에서

한번도 듣도 못한 거친 숨이 나온다


그렇게도 좋은 사람들의 입에서

더러운 구데기가 들끓기 시작하고


겨울로 가는 길목과

봄으로 다가서는 나의 육신(肉神)은

또 한번의 구설로 몸을 데운다


그리하여

봄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기 위해서 말이다


Posted by 개구리발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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