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발의 차이로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보내고
간발의 차이로
지하철을 보내고
버스를 기다리고
지하철을 기다리며
물끄러미 바라보는 거리는
그리 좋은 세상이 아니었다
해가 바뀌어 벌써 중반으로 접어들었고
바뀌면 변할 줄 알았던 나는 아직도
이리 저리 마음만 뒤숭숭 헤메고 있다
간발의 차이로 차를 놓치고
멀리 바라다 보는 뿌연 세상과
그 속에 복잡하게 얽힌 소음
그리고 점점 다가오는 피곤한 오후
간발의 차이로
아직도 내가 세상에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안이될까
위안이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