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의 모자상봉’ 이끈 공무원의 끈질긴 노력
[쿠키 사회]공무원의 남다른 관심과 열정이 30년전에 헤어진 모자간의 상봉을 이끌어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전주시 동산동 사회담당 박은영씨(31·여·사진).
박씨는 최근 지역내 저소득층을 파악하던 도중 여의동 마을통장으로부터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현숙 할머니(68)의 생활상을 전해들었다. 전주공고옆 방초마을의 마을회관 및 비닐하우스에서 10여년동안 생활하고 있는 이 할머니의 모습을 본 박씨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지난 8월 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신원확인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1990년에 실종선고되어 호적이 말소되고 주민등록 전산자료가 누락된 상태로 쉽지 않았다.
지문채취와 본적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 어렵사리 이 할머니의 남동생과 아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아들인 이모씨(43. 수원거주)와 남동생에게 연락을 취했고, 가족들이 이달 6일 동사무소를 방문하면서 30년만의 가족상봉이 이뤄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정신질환이 있던 이 할머니는 아들 이모씨가 초등학교 5학년때 집을 나간 이후 돌아오지 않았고, 이후 가족들은 이 할머니를 실종처리했다. 5∼6년전부터는 제사까지 지내왔다.
슬하에 1남2녀를 두었던 이 할머니는 지난 1979년에 재혼했으나, 남편은 이 할머니가 가출한 이후 재혼한 상태로 상황은 좋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가족을 만났으나, 아직까지 방초마을내 비닐하우스에서 거주하고 있다. 아들인 이모씨가 모친이 정신질환이 있는 관계로 모친에 대한 호적을 재취득한 후 요양시설로 모시겠다고 밝혔기 때문.
공무원 박씨는 “가족들의 형편이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아 마음 한켠이 다소 무겁다”면서 “오랫동안 외롭고 쓸쓸한 세월을 보냈던 할머니가 빠른시일내에 따뜻한 보금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전북일보 김준호 기자 kimjh@jj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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