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문화재 관람료 징수 법적 근거 없으니 돌려줘라”
의정부지법, “소요산 자재암은 등산객에게 1,000원 반환” 판결
자재암, 모든 등산로 사찰 경내 거쳐야…조계종 “최악 산문폐쇄 검토”

법원이 다시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제동에 나섰고, 불교계는 산문 폐쇄도 불사하겠다는 초강수로 대응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문화재 관람료 문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의정부 지법은 지난 3월 3일 “동두천시 소요산 자재암이 등산객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것은 법률상 근거가 없다”며 “등산객 22명에게 입장료 1,000원씩을 돌려주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자재암 측은 이에 볼복, 곧바로 항소했고 불교 조계종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문화재 관람료 징수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동두천 주민 15명이 자재암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자재암이 소요산 입구에 매표소를 설치해 문화재를 관람할 의사가 없는 등산객에게까지 일률적으로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것은 법률상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 지난해 시민단체들이 설악산 신흥사 앞에서 문화재 관람료 징수 반대 시위를 벌였다. 소요산 자재암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이 나와 앞으로 다른 사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엔 “원고들이 원래 문화재 관람료가 면제된 동두천 시민으로 면제 대상임을 알고도 관람료를 지불했으므로 돌려받을 수 없다”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동두천발전연합회 측은 동두천 시민이 아닌 등산객들의 위임을 받아 지난해 9월 다시 소송을 제기해 이번에 승소판결을 받아낸 것이다.


불교계는 문화재 보호법 제44조를 근거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문화재 관람료 징수의 법적 근거가 된다고 주장하는 보호법 제44조 1항은 ‘문화재를 공개하는 경우 관람자로부터 관람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고, 2항은 ‘1항에 따른 관람료는 해당 문화재의 소유자, 보유자 또는 관리단체가 정한다’고 돼 있다.


자재암은 통일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로서 보물 제1211호로 지정된 반야심경 언해본과 소요산의 95%를 소유하고 있으며 매표소부터 정상까지 모든 등산로가 경내에 속해 있다. 따라서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할 법적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또 자재암은 그 동안 징수한 문화재 관람료는 사찰에 소장된 문화재의 보존 및 전승과 이를 관리하는 사찰의 유지·운영·보수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계종도 “문화재의 보수와 관리, 사찰 주변 탐방로의 유지와 보수, 문화재 보존을 위한 승려 교육과 수행 등 이 모든 걸 위해서 관람료 징수는 꼭 필요하다”며 “만약 종단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최악의 경우 산문을 폐쇄해 신도들의 출입만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리서치에서 2008년 연말 전국의 등산객을 상대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산에 가면서 가장 불편한 점이 뭐냐”고 물었을 때 등산객 56%가 “문화재 관람료와 입장료”라고 응답했다. 등산객 76%가 “사찰 관람이나 입장료는 당연히 절에 들어가는 사람만 받아야 한다”며 “절에 가지도 않는 일반 등산객에게 내라는 것은 거의 갈취에 가까운 행위”라고 말했다. <박정원 차장>


출처 - 월간산

Posted by 모기눈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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